[한반도 브리핑] 김여정, 대남 핵타격 위협…국방부, 이사 본격 착수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주에도 다양한 외교·안보 이슈가 있었는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대남 담화였던 것 같습니다.
최고지도자의 위임을 받고 발표한다는 담화에서 막말을 쏟아내 듣기 거북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 기자, 우선 오늘은 어떤 얘기를 전해주실지, 핵심 주제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북한의 도발 징후와 관련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원론적인 발언을 했는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서 장관의 발언에 발끈해 2차례나 대남 비난 담화를 내놨습니다.
특히 5일 담화에서는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남한을 향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위협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김여정 담화의 의미와 배경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정부는 지난 수요일 임시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데 필요한 예비비 지출안을 의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사를 시작했는데, 국방부의 단계별 이사 계획에 대해서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미 정책 등을 미국 정부에 설명하고 조율하기 위한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이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데요.
이들이 누구를 만났는지, 또 어떤 협의를 했는지 살펴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공식 집권 10주년과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 주요 기념일이 몰려있는 다음 주에 북한이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요.
예상되는 도발 유형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앵커]
우선 서욱 국방부 장관이 어떤 발언을 했기에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이 그토록 발끈한 건지 설명해주시고요.
그리고 남쪽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언급도 했다고 하는데, 김여정 담화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주 금요일 서욱 장관 주관으로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이 열렸습니다.
서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현재 우리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남쪽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보이면 선제적으로 도발 원점을 정밀타격한다는 방침인데요.
적의 공격이 임박할 경우 선제타격을 한다는 계획은 당연한 전쟁 대비 전략입니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북한을 향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북한이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고, 또 ICBM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 임박한 정황에서 국방장관이 군의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언급입니다.
그런데 서 장관의 이런 발언에 대해 김여정이 발끈한 겁니다.
우선 지난 일요일 발표한 '담화'에서 김여정은 서 장관을 '미친X', '쓰레기'라고 맹비난하며 "어디 감히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를 부리냐"는 식으로 비아냥댔습니다.
그러면서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의 망언 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위협했는데, 이때까지는 타격 수단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같은 날 북한군과 군수 분야를 총괄하는 박정천 노동당 비서도 담화를 발표했는데, 그는 북한군을 대표해 경고한다며 "만약 한국군이 선제타격을 감행한다면 북한군은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과 한국군을 괴멸시키는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정천 비서 역시 대남 타격 수단에 대해 '군사적 강력'이라고만 표현했을 뿐 핵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김여정은 이틀 뒤인 지난 화요일 서욱 장관의 발언을 비난하는 '담화'를 또 발표했습니다.
김여정은 화요일 담화에서는 "남측이 북한과 군사적 대결을 선택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전쟁 상황이 온다면 남한을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틀 전 담화에서는 남측에 가할 심각한 위협의 수단이, 서울의 주요 표적을 타격할 수단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화요일 담화에서는 대남 타격 수단으로 핵무기를 꼽은 겁니다.
그동안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자신들의 핵무기가 미국의 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즉 미국의 위협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일 뿐, 남한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북한이 남측을 향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김여정의 이번 담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김여정 부부장이 두 번째 담화, 즉 화요일 담화에서 "남한은 같은 민족이고 남쪽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일요일 담화보다는 수위가 좀 낮은 것 아니냐, 톤다운 된 것 아니냐고 분석하던데요.
지 기자 얘기는 북한이 대남 핵 타격 위협을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인가요?
[기자]
김여정 담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각각인 것은 관점의 차이 때문입니다.
김여정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지 않고 "같은 민족"이니 어쩌니 하는 표현에 더 집중하면 "발언 수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핵무기 사용 가능" 언급에 더 초점을 맞추면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겁니다.
일단 김여정 담화에서 상반되는 것 같은 내용의 언급을 직접 들어보시죠.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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